1. 언제인지 어디인지도 모를 곳에 동그란 파이 하나와 열 사람이 있었답니다. 사람들은 똑같이 파이를 나눠 먹기로 하고 파이를 열 조각으로 잘랐어요. 모두가 파이를 하나씩 나눠 먹으려는 찰나 다른 사람들보다 몸집이 크고 힘이 센 친구가 말했어요. “가만, 우리 이럴 게 아니라 생각을 해보자.” 그 친구는 옆에 앉은 자기만한 덩치를 가진 친구를 가리키며 “이 친구하고 나는 몸집도 크고 힘도 세잖아. 차라리 우리 둘이 파이를 더 먹고 기운을 내서 밖에 나가 돈을 벌어오는 게 낫지 않을까? 우리가 열심히 일해서 더 큰 파이를 사올게. 그 때 더 큰 파이를 같이 나눠 먹자”하고 말했지요. 나머지 여덟 사람은 그 말이 그럴듯하다 생각했어요. 그래서 힘이 센 두 친구는 여섯 조각의 파이를 먹고, 나머지 여덟 사람은 네 조각의 파이를 나눠 먹었어요. 그리고 여덟 친구는 힘이 센 두 친구가 돈을 버는 일에만 집중 할 수 있도록 갖은 허드렛일을 도맡아 했고, 힘이 센 두 친구는 밖에 나가 열심히 일을 했답니다. 시간이 흘러 드디어 두 친구가 번 돈으로 파이를 샀어요. 이번에 산 파이는 저번 것보다 두 배는 됨직했어요. 이번에도 파이를 똑같이 열 조각으로 나눴지요. 그런데 힘이 센 친구가 말했어요. “너희들은 모를 거야. 우리가 이 파이를 사려고 밖에서 얼마나 힘들게 일했는지. 정말 힘들었다고. 이렇게 고생한 우리가 더 많은 파이를 먹어야 하지 않겠어? 물론 다음에는 더 큰 파이를 사와서 정말로 같이 나눠 먹겠어.” 나머지 여덟 사람은 그렇다고 생각했어요. 잘은 모르지만, 힘이 센 친구들이 일을 하면서 매번 힘들어 죽겠다고 하는 소리를 들었거든요. 게다가 이번엔 파이가 커져서 저번보다 적은 조각을 먹어도 괜찮을 것 같았거든요. 그래서 이번엔 힘이 센 두 친구가 여덟 조각의 파이를 먹고, 나머지 여덟 사람은 두 조각의 파이를 나눠 먹었지요. 하지만 두 조각을 여덟 명이 나눠보니 그 크기가 생각보다 작았어요. 그때 힘이 센 친구가 말했습니다. “이거 배부른 걸. 남는 건 말 잘 듣는 친구에게 줘야지.” 이 소리를 들은 여덟 사람은 배가 고팠지만 꾹 참고, 전보다 더 열심히 허드렛일을 하고, 힘이 센 두 친구를 위해 안마를 해주기도 하면서 다음에 파이를 사올 날을 기다렸습니다. 시간이 흘러 힘이 센 두 친구가 다시 파이를 사왔어요. 이번에도 더 큰 파이였지요. 그런데 이번엔 힘이 센 친구들이 파이를 스무 조각으로 나눴어요. 그러면서 말했어요. “우리는 이 파이를 사려고 또 열심히 일했어. 그리고 우리는 덩치도 더 커졌지만, 너희들은 덩치도 작잖아. 그러니 우리가 열여덟 조각을 먹고 너흰 두 조각만 먹도록 해.” 배고픔을 참고 기다린 나머지 여덟 친구는 뭔가 잘 못 됐다고 생각했어요. "우리는 더 큰 파이를 사와 같이 나눠먹을 날만을 기다렸는데 이젠 더 작은 파이를 주다니." 그들은 서로를 쳐다봤어요. 그리고 그 제서야 깨달았지요. 이젠 자신들이 힘을 모아도 잘 먹어 덩치도 더 커지고 힘도 더 세진 두 친구를 이길 수 없다는 사실을요. - "파이 나누기"

2. 리만 브라더스만 사라진다고 해서 본질적으로 달라질 건 없다. '비지니스 프렌들리', '기업하기 좋은 나라(도시)'라는 프로파간다가 너무도 당연하게 통용되는 이 사회가, 우리들 자신이 그대로라면. 빵이 커지면 그네들이 먹다 흘리거나, 먹다 먹다 지쳐 남기는 부스러기도 커질 것이다. 그 부스러기로 인해 이 만큼이나마, 아직은 그래도 다수의 사람들이 밥 걱정 잘 걱정 없이 생활을 영위해 나가고 있기도 하다. 하지만 부스러기는 부스러기일 뿐이다. 애초에 누군가를 위해 준비한 것이 아닌 먼저 제 몫을 챙긴 이들이 남긴 것. 그나마도 제 배가 불러 터지는 불도 모르고 계속 입 속에 빵을 쳐 넣는 요즘 그치들의 행태를 보자면 빵이 커진다고 부스러기가 남을 것 같지도 않다만. 난 '기업을 위한 나라', '기업하기 좋은 나라'가 아닌 '사람(국민, 시민, 인민, 민중)이 살기 좋은 나라'를 원한다.

3. 대학은 좋은 직장을 구하기 위한 직업소개소가 된지 오래고 수많은 청춘들이 오늘도 스펙을 높이기 위해 몸부림을 치고 있다. 그럼에도 이 취업난을 뚫고 직장을 잡은 이들에 대해 많은 기업 관계자들이 '업무 능력'이 부족하다며 질타를 하곤 한다. 이 나라 대학 교육이 바뀌어야 한다면서. 그리고 많은 이들이 그에 대해 고개를 끄덕인다. 그런데 한 가지만 묻자. 대학이 기업이 필요로 하는 인재를 길러내는 곳인가? 아니다, 너무도 당연하게. 대학은 사회가 필요로 하는 지성인(하다 못 해 '지식인'이라도)을 기르는 곳이어야 할 게다. 대학에서 배워야 하는 것과 기업에서 실무를 능숙하게 처리할 수 있는 능력이 일치할리가 없다. 논리적으로 사고하고, 넓은 시야로 사태를 바라볼 수 있는 능력이야 기업에도 필요하겠지만서도. 기업에서 필요하다고 하는 사람을 대하는 능력, 프레젠테이션을 하는 능력, 업무를 조직화하고 관리하는 능력 등은 '큰 학문'과는 별 관계가 없다. 그런 능력이 우수한 인재가 필요하다면, 간판(대학, 전공, 자격증...)에 혹하지 말고 정말 그 능력을 가진 인재가 누구인가를 판단할 수 있는 시스템을 기업 스스로 만들어 쓰면 될 게 아닌가.

+ (1) "파이 나누기"는 예전에 썼던 글을 가져와 붙인 것. (2) 이 나라 대학 교육이 바뀌어야 한다는 것에는 동의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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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silent man